인생 에세이 추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리뷰
[인생 에세이] 죽음 앞에서 배운 삶의 기술: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최근 지인의 부고 소식을 접하며 문득 제 책장을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자기계발서나 재테크 서적에만 손이 갔는데, 어느덧 삶의 유한함을 다룬 에세이들에 눈길이 머무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50대라는 나이는 어쩌면 인생의 화려한 정점보다는, 내려가는 길의 아름다움을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은 시한부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삶의 정수를 길어 올린 두 거울 같은 책, 미치 앨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를 통해 우리 생의 소중한 가치를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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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1. 미치 앨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Tuesdays with Morrie, 1997)
이 책은 1997년 초판 발행 이후 전 세계 50개국 이상에서 번역되며 '인생의 교과서'로 자리 잡았습니다. 저자인 미치 앨봄은 당시 성공한 스포츠 칼럼니스트였으나, TV 프로그램을 통해 옛 스승 모리 슈워츠 교수가 루게릭병(ALS)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 후 1995년 매주 화요일마다 스승을 찾아가 나눈 열네 번의 대화가 이 책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분석: 이 책이 수십 년간 생명력을 유지하는 이유는 '죽음'을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살아있음의 태도'**를 분석하기 때문입니다. 모리 교수는 죽음을 앞두고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성공이라는 허상을 냉정하게 걷어냅니다.
"의미 없는 생활을 하느라 바삐 뛰어다니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자기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사실은 반쯤 졸고 있는 것과 같지. 사랑을 나누고, 자기 주위의 공동체에 헌신하고, 자신에게 의미와 목적을 주는 일을 창조하는 데 전념해야 하네."
핵심 메시지: "어떻게 죽어야 할지 배우면 어떻게 살아야 할지도 배우게 된다."
50대에게 주는 시사점: 사회적 가면을 쓰고 살아온 이들에게 모리 교수는 묻습니다. 당신은 진정으로 사랑을 주고받고 있습니까? 관계의 변화 속에서 외로움을 느낀다면, 그것은 우리가 '사랑'하는 법을 잊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모리 교수의 말을 읽으며, 나는 과연 오늘 하루 중 몇 시간을 '졸고 있는 상태'로 보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우울하거나 슬픈 방향의 에세이가 아니고 모리 슈워츠 교수는 마지막까지 유쾌하게 대화를 이끌어가는 즐거운 대화 상대 입니다. 첫번째 이 책을 읽었을 때 정말 많이 울었었고 이 후에도 가끔 꺼내보는 인생의 지침서입니다.
2.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I May Be Wrong, 2020)
2020년 스웨덴에서 처음 출간된 이 책은 저자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가 루게릭병으로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자신의 삶을 정리하며 남긴 회고록입니다. 그는 26세에 촉망받는 최연소 임원 자리를 버리고 태국 밀림으로 떠나 '나티코(지혜가 자라는 자)'라는 법명을 얻고 17년간 승려로 수행했습니다. 환속 후 루게릭병 판정을 받은 그는 죽음을 앞둔 순간까지도 평온을 유지하며 전 세계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분석: 모리 교수가 '관계'에 집중했다면, 비욘은 **'자기 내면과의 투쟁'**에 집중합니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도 유머를 잃지 않으며, 우리가 고통받는 이유는 상황 자체가 아니라 그 상황을 바라보는 우리의 '생각'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오늘은 여러분에게 마법의 주문을 알려주고자 합니다. 갈등이 싹이 트려고 할 때 누군가와 맞서게 될 때, 이 주문을 마음속으로 세 번만 반복하세요. 어떤 언어로든 진심으로 세 번만 되뇐다면, 여러분의 마음속 근심은 여름날 아침 풀밭에 맺힌 이슬처럼 사라질 것입니다.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의 막연한 관념과 의지대로 삶이 이우어지리라 기대하지 않는 것이 지혜와 행복의 시작입니다. 우리는 극히 무지하다는 것을 이해할 때 지혜가 싹틉니다."
핵심 메시지: 내 생각의 감옥에서 벗어나 평온에 이르는 법.
50대에게 주는 시사점: 고집과 편견이 쌓이기 쉬운 나이, 비욘은 '내 생각이 반드시 옳다'는 착각만 버려도 삶이 얼마나 가벼워질 수 있는지 증명합니다. 번아웃과 매너리즘은 외부 환경이 아니라, 스스로 만든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됩니다. 비욘의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주문은 특히 가족이나 직장 동료와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즉각적인 처방전이 되어주었습니다. 저도 최근 나이고집이 생겨서인지 남의 말을 길게 듣기가 힘든 상황이 자주 있는데요. 그럴때마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를 되뇌이면서 마음의 평안을 찾고 있습니다.
3. 두 에세이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닮은 듯 다른 통찰
두 주인공은 공교롭게도 같은 병(루게릭병)을 앓으며 생의 마지막을 준비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도달한 결론은 우리 삶의 양면을 모두 보여줍니다.
① 소유에서 존재로의 전환
우리는 평생 무언가를 얻기 위해 달립니다. 하지만 두 책은 입을 모아 말합니다. 마지막 순간에 남는 것은 통장 잔고나 직함이 아니라, 내가 세상에 남긴 온기와 내 마음의 평화뿐이라는 사실입니다. 50대는 '더 채우기'보다 '잘 비우기'를 시작해야 하는 시점임을 시사합니다.
② 고통을 대하는 태도의 차이
모리 교수는 고통을 '수용'하고 타인과 공유함으로써 슬픔을 승화시켰습니다. 반면 비욘은 고통마저도 흘러가는 구름처럼 바라보는 '관조'의 태도를 보입니다. 이는 독자들에게 선택지를 제공합니다. 타인과의 연결을 통해 치유받을 것인가, 혹은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려 평온에 이를 것인가.
③ 매너리즘에 대한 해답
매일 똑같은 일상이 지겨운 이유는 '내일도 오늘과 같을 것'이라는 오만한 착각 때문입니다. 시한부의 삶은 매 순간이 '마지막'임을 일깨워줍니다. 오늘 마시는 커피 한 잔, 배우자의 무심한 한마디가 다시는 오지 않을 기적임을 깨닫는 순간, 매너리즘은 경이로움으로 변합니다.
결론: 늦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가장 투명한 시간
요즘 행여 놓칠새라 빠지지 않고 시청하는 연애 프로그램의 설렘은 찰나에 불과하지만, 죽음을 마주한 이들의 통찰은 영원합니다. 아직 이 책들을 만나보지 못했다면 두 권 모두 남의 유괘한 일상을 기록한 일기를 읽는 듯 가볍고 쉽게 읽히는 책이니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50대라는 나이는 인생의 하프타임을 지나 종착역을 향해 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읽는 이 두 권의 책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내 삶의 궤적을 수정하는 **'정밀 진단'**과 같습니다.
장례식이 많아지는 나이가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삶의 유한함'에 가까워졌다는 증거입니다. 이제 타인의 시선이나 방송속의 화려한 일상에 눈을 돌리기보다, 모리 교수와 비욘이 남긴 마지막 수업에 귀를 기울여 보시기 바랍니다.
"당신은 오늘, 진정으로 당신다운 삶을 살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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